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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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
조회487회   댓글0건   작성일4달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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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삶 을 담 아 가 는 종 이



우리 좀 더 가까웠던 순간들

 

 

뒤늦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. 언젠가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을 거란 막연한 생각이 행동으로 일상으로 옮겨지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어요. 늘 즐겁지는 않지만 그림에 대한 생각과 그림을 그리며 보내는 시간이 많은 걸 보면 어쨌든 막연했던 꿈은 이루어져 가고 있는 셈이네요.

‘그림에 개나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유가 있나요’란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. 딱히 이유를 생각하면서 그리지는 않았습니다만, 동물들을 그릴 때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. 제 성격처럼 그림도 우울할 때가 많은데 강아지 한 마리의 등장으로 그림 속 세상이 살짝 따뜻해지기도 하거든요. 사람보다 약한 존재들이지만 관계에 대해 계산하지 않고 하루를 쫓기듯 살지 않는 모습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.​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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낮잠

내 주인은 일주일에 한 번 쉰다.

쉬는 날 그는 늘어지게 잠을 잔 다음 나를 데리고 오후 산책을 나선다.

그를 앞서기도 하고 뒤따르기도 하는 그 시간이 좋다.

주인은 늘 말이 없다. 그래도 가끔은 행복해 보인다.

오늘은 노을이 예쁜 산책길이 될 것 같다.​ 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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취한 밤

‘취해있지 마라.’ 이 말을 남기고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.

같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.

고마웠다는 말을 남기고 그녀 역시 그를 떠났다.

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밤이 있다고 숨죽여 울었다.

달빛이 창가에 머뭇거린다. 남자는 아침 속 달래줄 컵라면 하나는 꼭 잊지 않는다.​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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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의 오후

무슨 말을 해야 할지 조금은 어색했을 때에-에-엣 엣--- 취 너의 재채기 소리. 네가 낸 소리 중 가장 컸어.

고요한 노을빛 자잘한 웃음 번질 때가끔 생각이 나 그렇게 별 것 아닌 것들이….

우리 좀 더 가까워졌던 그런 순간들이…​ 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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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에

종일 그림을 한 장도 그리지 못했다.

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 집을 나섰다.

어떤 이를 생각하며 걸었던 이 길을 나는 여전히 씩씩하게 걷지 못한다.

빨리 찾아와 오래 머무는 저녁이 꽤 쌀쌀했다.

그러고 보니 10월이었다.​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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푸른 이야기

오래전부터 지나가던 소리들 잠깐의 고요에 조용한 하품 소리 서로 피식 웃고 말았지.

하늘에 구름이 하얗게 지나가고 잔디 위엔 수줍은 푸른 고백.

너의 손목 맥박 리듬에 맞춰 날던 비행기​ 

 

 

CREDIT

글·그림 흑미

에디터 강문성​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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